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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밥상’에 전해진 1250통의 편지

2022-04-19


사업 담당자 뿐 아니라 우양재단 직원들 여럿이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넉넉히 준비한 구글설문지의 접수서버용량이 재차, 삼차 마감되고 새로운 접수링크를 만들어 공지합니다. 청년식비지원사업 ‘청년밥상’ 신청 마지막날의 풍경입니다. 폭풍 같던 서류마감이 지나고 폴더를 열어보니 1250개나 되는 신청서가 모였습니다. 신청서엔 청년들이 마음으로 쓴 내밀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고 한통 한통이 ‘청년밥상’으로 날아온 편지라는 걸 알았습니다. 청년식비지원사업 ‘청년밥상’은 올해로 2년차에 접어듭니다. 우양재단에서 진행하는 공모사업들은 대부분 높은 경쟁률을 보이지만 ‘청년밥상’은 그 수준이 다릅니다. 식비지원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은가 놀랍고 이제라도 청년들의 식생활 지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하는 일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우양재단이지만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장학사업이 우양재단의 모태입니다. 1983년 처음 장학금을 주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 40년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최근 10년간 국가장학금이 보편적으로 도입되면서 우양재단과 같은 민간장학법인의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학등록금을 지원하던 일이 국가장학금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학업장려금으로 바뀌고 ‘청년밥상’과 같은 식비지원사업도 만들어졌습니다.

 

청년들은 새로운 복지사각지대 입니다.


청년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복지사각지대입니다. 나라에서 장학금을 더 많이 주게 되었다고 그들의 생활이 나아진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컵밥이나 밥버거로 끼니를 때우는 흙밥을 시작으로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자살률은 높아집니다. 아동의 범주에서 보호를 받을 나이는 지났지만 어른이라기엔 가진게 없는 애매한 나이. 더욱 팍팍해질 미래를 아예 포기하거나 오늘을 갉아 먹으며 겨우 그 꿈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는 이들이 지금의 청년들입니다.


<자료 출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GYH20220227001100044>

지난 2월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41.4%가 총 연간 소득이 20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습니다. 해서 이들은 자신들이 빈곤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빈곤층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청년들의 특권이 허락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이 미래에 빈곤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꿈꾸지 않음으로 인해 그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청년밥상'을 통해 우양재단이 바라는 것


쇠도 씹어 먹을 나이라고 해서 먹지 못할 것을 먹게 할 순 없습니다. 꿈을 먹고 사는 나이라고 해서 배고픔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청년밥상’을 통해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균형 잡힌 영양식단으로 한 끼를 먹으며 내가 소중한 사람이구나 기억하길 바랍니다. 잠시라도 미래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맛있는 한 끼를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만끽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밥상에 앉는 시간을 마침내 확보하여 세상에 연결되어 있다는 안전함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합니다.



밥 한 끼를 전하는 것 치고는 바라는 것이 거창하지만 ‘청년밥상’신청서에 담긴 이야기를 읽고 또 읽으며 우양이 소망하게 된 것들입니다. 신청서가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로 많이 접수되어 부득이하게 합격자 발표를 연기 한 상황입니다. 신청해준 청년들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게 저희는 꼼꼼히 서류를 검토하고 꼭 필요한 청년들에게 지원금이 전달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약 1억의 규모로 ‘청년밥상’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그 규모를 좀 더 늘려볼 계획입니다. 늘어나는 사업의 규모만큼 청년들을 응원하는 우양재단의 마음도 더욱 커집니다. ‘청년밥상’을 통해 청년들의 건강한 밥상이 회복되고 그 힘으로 오늘을 힘차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펼쳐질 멋진 미래를 하나하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