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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 인터뷰] 장학생이 후원자가 되는 기적, 나눔은 흐른다 – 엠베스트 수학강사 이지연후원자

2021-09-29



“명예이사장님이 매년 수여식마다 하시던 말씀 있잖아요. 문득 그 말이 생각이 났어요. 아~ 이렇게 써야 할 돈이구나. 이렇게 흘려보내라고 나한테 주신거구나 그냥 알겠더라고요.”


이지연 후원자의 이야기는 20년 전 우양재단 장학수여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매년 장학수여식은 우양재단의 큰 축제였다. 눈이 반짝이는 장학생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우양재단의 설립자인 정의승 명예이사장은 매 수여식마다 같은 이야기를 장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코로나 이전의 우양재단 장학수여식 현장 



장학생들은 수년 내에 사회인이 되고 제각기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그 중 아주 소수는 지난 기억을 되짚어 우양재단을 찾아온다.


<이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했던 사람입니다. 그 때의 은혜를 생각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온라인으로 후원신청을 하고 남긴 이지연후원자의 짧은 가입인사가 설립자를 비롯한 재단 직원들 전체의 하루를 얼마나 벅차게 했는지 그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지연 후원자는 중학교에서 13년 동안 수학을 가르쳐 온 수학교사였다. EBS에서 강의를 병행하고 있었고, EBS 강의를 통해 학교를 넘어 온라인 상에서 전국의 다양한 학생들과 소통하며 수학을 가르쳐왔다. 그리고 지난해 인터넷 강의 교육업체인 엠베스트의 강사로 직을 옮겨 활동중이다.


 



20년 만에 피어난 나눔의 열매 


“코로나와 EBS강의가 맞물려서 엠베스트에서도 제 강의를 찾아주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아무래도 사교육에서 일하게 되니 이전보다는 수입이 조금 더 생겼는데 그것도 고민이 되더라고요. 어떻게 쓰면 좋을지 기도하는데 문득 명예이사장님이 장학수여식 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는 거예요.”


20년이 지난 일이다. 그 말씀을 하시던 명예이사장님 얼굴도 가물거리고 재단의 이름마저 희미했다. 그런데 그 순간 기억이 났다.


‘한명이라도 후원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라’


“인터넷에서 우양재단을 검색하고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20년 전보다 훨씬 성장하고 또 건강한 느낌이더라고요. 그중에서 한부모가정 아동을 돕는 사업이 있어서 그 분야에 후원을 하기로 했어요. 저도 한부모가정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한부모가정의 부모나 아이들을 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그때의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성장하면서 만나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아빠 혹은 엄마가 없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미리 알면 그때에 덜 놀랄 수 있잖아요.”

무슨 일이 있으면 한부모가정의 아이라 그렇다고 꾸중을 듣고 공부를 잘하면 그 와중에 잘 컸다고 칭찬을 받았다. 한부모가정의 아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나로 평가받고 싶었다. 그 기억을 잊지 않고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기회가 될 때 마다 이야기했다. 학교 상담에는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할머니, 삼촌, 이모 누가 와도 좋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있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내가 먼저 들어내면 더 이상 상처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위로받고 용기 내는 학생이 있길 바랐다.


“금액도 고민이 많았는데 매달 제 수입의 1%를 기부하기로 했어요. 더 벌면 더 나누고 덜 벌 때는 그만큼 줄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부의 경험을 나누고 싶던 선생님, 아이들의 마음에도 씨앗을 뿌리다.


이지연후원자의 기부이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크리스마스엔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는 이벤트를 하고 가정의 달 5월엔 감사한 내용을 나누는 이벤트를 한다. 참여하는 이들은 강의를 듣는 학생들. 이벤트에 선정되면 그 학생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리워드를 전달하기도 한다. 다양한 기부의 방법들을 재미있는 이벤트로 학생들에게 소개한다. 학교에서 부터 진행하던 이벤트여서 그런지 학생들에게 딱 맞는 이벤트 기획이다. 얼마 전엔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수강평을 모아 기부활동에 연결하기도 하였다. 수강평 1개당 1000원으로 환산하여 학생들의 이름으로 기부를 한 것이다. 이쯤 되면 이지연후원자가 외치는 '선한영향력'의 의미를 학생들이 모를리 없다.





이지연후원자는 인터넷강사로 이제 2년 차다. 유명세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 강사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새로운 강의를 촬영하고 교재를 연구하는 일만 해도 벅찬 일상이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후원단체를 알아보고 실행하는 품이 많이 드는 이 일은 교사로서 다짐이 없이는 완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학교생활은 그만두었지만 교사를 그만뒀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하는 게 수학만은 아닌 거죠. 인터넷강의를 하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더라고요. 우리가 모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람들을 작게나마 돕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일을 함께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타인에 삶이 지독하게 무관심한 시대. 이런 시대를 사는 아이들에게 ‘함께 살아가자’는 이지연후원자의 말은 어떻게 심겨질까.





“우선은 아이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들릴거에요. 저도 그랬어요. 이사장님의 말씀이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었어요. 근데 그게 제 마음에 씨앗으로 남아 있더라고요. 20년이 지나고 그 열매가 맺어졌어요. 저도 지금 그 아이들에게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20년, 30년이 지나서 열매가 맺어지면 감사하고 훨씬 더 뒤에 생각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생에 한번은 생각날거라고 믿어요. 그렇다면 계속할 가치가 있는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