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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아카이브_청년빈곤시리즈 ①] 끼니 걱정 없이 생활하고 싶어요

2023-01-11



"끼니 걱정 없이 생활하고 싶어요..."



매일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 지 걱정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청년의 삶이 담긴 하소연입니다.


요즘 청년들을 MZ세대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최근 SNL코리아라는 코미디프로그램에서 MZ세대를 풍자하는 코너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SNL코리아를 포함해 TV, OTT, SNS에는 MZ세대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나, 에피소드들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죠. 하지만 대부분 MZ세대 청년의 단점 등 안좋은 모습들을 풍자하는 내용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회적으로도 청년들에 대한 인식이 점점 안좋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데요. 이런 내용을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다는 것은 아니고, 우리는 청년들의 '단점'보다 '어려움'에 대해 직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글입니다. 청년들이 살아가기 어려운 현재 사회에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특히, 식비가 부족해 밥을 굶거나 식생활이 불규칙한 청년들의 이야기입니다. '밥을 먹지 못한다', '굶는다' 라는 문장이 옛날에만 적용되던 이야기가 아니며, 지금도 당장 오늘의 저녁 밥을 걱정하는 청년들이 있으니 그들의 어려움을 알고, 깊이 고민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죠. 총 3편으로 이뤄지는 이번 우양재단 청년빈곤시리즈를 통해 끼니를 걱정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누고, 이들을 위한 지원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혹시 밥을 굶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나요? 그것도 청년들 중에?라는 질문을 가지고 계신다면, 이 시리즈를 끝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우양재단 청년빈곤시리즈는 총 3편으로 이뤄질예정입니다.





런치플레이션을 아시나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을 아시나요?


점심(Lunch)’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한 외식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하여 식비지출의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현실이죠. 그러나 더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세대들이 있습니다. 한부모, 조손가정, 수급자, 저소득층 등 소득이 적어 생활비를 제한 할 수 밖에 없는 취약계층들은 물가상승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되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에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이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취약계층도 아니고, 가장 건강할 것 같고, 미래를 위해 열심히 잘 살고 있는 것 같이 보이기에 우리의 시야 밖에 벗어나있는 청년들이 사실은 끼니를 굶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현실은 아직도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매일 고민하는 청년들이 있다는 겁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끼니를 거르는 청년들


2020년 11월, 대학생 비영리 민간단체 ‘십시일밥’이 만19~34세 소득 3분위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식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한 청년은 85.6%이며, 식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한 청년 중 일주일에 한 끼라도 식사를 하지 못한 청년은 83.9%로 나타났습니다.


‘끼니를 거르는’ 청년들이 우리의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통계인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이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받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상승세는 멈출 줄 몰라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평균 6000원~7000원하던 가성비 식당들이 이제는 8000원~9000원으로 올라 다른 식당을 찾아야합니다.


김밥 한 줄 2,000원. 요즘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가격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11월 서울을 기준으로 자장면 1인분의 가격이 6,531원으로 2021년 4월 5,115원보다 27.6% 상승하였고, 김밥 한 줄의 가격은 3,085원으로 2021년 1월 2,446원보다 26% 상승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가성비'로 부르는 자장면과 김밥의 가격이 이정도인 것을 보니, 다른 음식들의 물가상승률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가상승에 따른 식비 부담의 증가로 청년들은 식비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끼니를 거르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또는 편의점의 삼각김밥, 냉동식품, 핫도그 등을 사먹는 것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아르바이트를 하여도 월급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낮아 투잡, 쓰리잡을 하여도 식비부담을 낮추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청년들은 학교생활, 아르바이트, 취업준비, 자기계발 등을 하려면 체력과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취업이 보장되어 있지도 않고, 준비를 열심히 한다 해도 언제 취업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끼니를 거르며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만큼 아끼는 것은 어쩌면 청년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 일지도 모릅니다.


비싼 물가에 짓눌려 오늘도 끼니를 때우는 청년들은 자신들이 학창시절에 보았던 가격을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제 기억을 떠올려봐도 김밥 한 줄에 1,000원 자장면 한 그릇에 4,000원 하던 그 때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청년 1인 가구의 식생활



 

빽빽히 모인 고층 건물과 주거단지


청년1인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인 가구는 716만 6000가구인데, 이 중 20대 이하 1인 가구가 19.8%(약 141만 8000명)이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은 같은 나이대 보다 식생활에 관심이 적고, 불규칙한 식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식사는 배달 또는 포장음식으로 해결하고, 점심과 저녁 결식의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불규칙하고 단조로운 식습관이 계속된다면, 신체·정신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죠. 청년들이 스스로 시간적 여유, 삶의 환경,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편리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런 식생활이 지속된다면, 삶의 만족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가구원 수별 식생활 행태 연구결과에서는 다인가구청년보다 청년1인가구의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결식위험이 높아 식생활의 만족도가 낮다고 말합니다. 아래 링크를 들어가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덜 하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죠. 꿈을 이루기 위해  겪어야 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이겨내고 그것을 자기자산으로 만드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당장 굶고 있는 청년들에게, 달려가기 위한 연료가 없는 청년들에게는 맞지 않는 이야기가 아닐지, 또 정말 청년들을 위한 말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건강하고 찬란해야 할 시기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올바른 경험을 통해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료가 부족하지 않게 채워줘야하는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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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빈곤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2020년 1월, 세계를 덮친 COVID-19가 세계를 강타한 후 우리나라와 선진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세계의 청년들도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청년빈곤, 청년들이 밥을 굶고 있다는 사실은 해외 국가에서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문제입니다.


그렇다면, 해외의 청년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요?

이어지는 다음 편에서는 해외의 청년빈곤은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성 : 우양재단  먹거리 아카이브팀  윤경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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