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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의 아이들이 과일을 먹지 못합니다.

2021-02-23


새 학기에도 아이들은 집에서 수업을 받게 됩니다. 

학교도 사회 복지시설로도 갈수 없는 아이들은 부모님도 없는 집에서 긴 하루를 보냅니다. 

돌봄과 양육의 책임이 가정으로 쏠리면서 실질적인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입니다. 

잘 먹고 잘 놀아야 잘 큰다는 공식 중 어느 것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31.7%의 아이들이 과일을 먹지 못합니다.


UN은 2021년을 “국제 과일·채소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UN이 이번 발표를 통해 가장 말하고 싶은 건 ‘과일과 채소에 대한 저소득층의 접근권’입니다. 

지난 해 서울대와 기아대책에서 조사한 ‘취약가정의 아동·청소년 실태조사’에 의하면 

일주일에 한번도 과일을 먹지 못한 아동·청소년은 15.2%, 일주일에 한번 과일을 먹은 아동·청소년은 16.1%입니다. 

조사한 아이들의 61.5%가 저체중이거나 비만이었습니다. 

평일에는 돌봐주는 어른 없이 혼자 집에 있는 아이들이 41.6%나 된다고 하니 제대로 먹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서 내려놓는 것은 과일입니다. 

쌀과 김치 같은 주식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은 채소도 내려놓습니다. 대신 삼각김밥이나 라면을 고릅니다. 

한 주간 제대로 먹어본 채소는 햄버거 속 토마토라는 말이 그저 농담이 아닙니다. 

감사하게도 한국에선 각 가정에서 채소와 과일을 잘 섭취하지 못해도 아이들에게 급식이라는 안정된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은 하루 한 끼 그 기회마저 빼앗아 갔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회복의 기미는 더딥니다.



먹는 사람이 줄어들면 농부들도 힘들어집니다.


생산하는 농부들은 어떨까요?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는 농부들은 대부분 소규모 농사를 짓는 농부들입니다. 

이 수확물들은 당연히 농부들의 핵심적인 생계수단입니다. 

다른 작물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과일이나 채소는 일 년 내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수확 시기에 팔리지 않으면 

전부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다시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집니다. 

농가를 살리는 차원에서나 개인의 건강을 돌보는 문제 모두에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우양재단은 2020년을 과일과 채소의 해로 보냈습니다. 2021년에도 계속됩니다.


우양재단은 20년이 넘게 저소득 이웃들의 먹거리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의 부족에 대해 반복적으로 듣고 재차 확인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공공기관들의 문을 닫고 인스턴트 식품들로 긴급지원이 이루어질 때 우양재단은 더 끈질기게 과일이나 채소를 전달했습니다. 

사과나 토마토, 감자와 고구마, 알밤 등 제철 과일과 채소를 전달하는 일은 이제 우양재단의 주요 사업 중 하나입니다. 

도시 곳곳에 텃밭을 만들어 잎채소를 길러내고 반찬으로 쌈채소용으로 전달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작은 주머니 텃밭과 모종을 나눠드리기도 했습니다. 

필리핀의 가난한 마을에 텃밭을 마련해 주고 직접 농사를 지어 마을의 어린이집 급식재료로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방법이야 다양하지만 바라는 것은 저소득가정의 밥상에 채소와 과일이 꾸준히 올라가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의 먹거리는 문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저소득층의 먹거리 문제는 훨씬 더 광범위합니다. 

채소, 과일 뿐 아니라 단백질 부족도 큰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유통과 보관이 편한 인스턴트식 중심으로 전달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조금 더 넓게 보자면 신선한 재료들을 전달해도 조리할 수 있는 주방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개인별 상황별로 꼭 맞는 먹거리가 분명 있을 텐데 그런 필요가 반영되지 않고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품목들도 개선하고 싶습니다.


이런 고민의 한가운데 우양재단이 있습니다. 

저소득층을 직접 만나는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통해 질 좋은 먹거리를 전하고 바르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소규모 농가와 힘을 합치겠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먹거리 정책들이 더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현장과 학계의 연구자들과도 꾸준히 논의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먹거리를 먹고 행복해지는 저소득 이웃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듣고 들여다 볼 것입니다. 

이번 UN의 “국제 과일·채소의 해” 지정으로 우양재단은 우리가 하는 일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격려를 받는 기분입니다.

 2021년에는 더 많은 이들이 어려운 이웃들의 먹거리 문제에 관심을 가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