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재단 글쓰기 모임│함께 글을 쓰면 부담이 적어요

2024-05-08

│직원모임│

우양재단 글쓰기 모임 후기


소설가 김훈의 책 <칼의 노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 <칼의 노래>

 

이 첫 문장을 쓰기 위해 김훈은 몇날 며칠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로 적었습니다. 조사 '이'와 '은'의 차이는 크게 없어 보여 독자 입장에서는 무심코 그냥 읽고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인데, 문장 전체의 맥락과 함께 더듬어 보면 차이가 보입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라고 할 때, 어떤 느낌인가요? 앞에 '버려진 섬'이라는 생명의 탄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하고 초라한 섬에 다행히 '꽃이라도' 피었다는 정서를 풍깁니다. 반대로 꽃'이' 피었다는 건조하게 사실만을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죠. 이렇게 글자 하나에 따라서 글의 분위기가 바뀌게 되니, 글이 주는 힘은 대단한 듯합니다.

 

살면서 글을 얼마나 쓰시나요? 요새는 만나서 대화하는 것보다 텍스트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편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죠. 이런 것도 하나에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이라는 게 결국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함이니까요. 하루에도 이러한 대화 형태의 글을 많이 주고 받는데, '각 잡고' 한 편의 글을 쓰려고 하면 참 어렵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논리정연하게 잘 작성했는지 또 문법적으로는 틀린 곳은 없는지, 또 내 글을 누가 볼지... 등등 글쓰기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흰 배경에 얼른 글자를 적으라는 듯 깜빡이는 커서(cursor)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쓸 말이 떠오르지 않아 바로 창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저도 여러 번 창을 껐다 켰습니다). 그만큼 글을 쓰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죠.

굉장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쓰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등단'을 해야만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글쓰기 플랫폼의 활성화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책 한권 내는 게 목표였던 것이 이제는 수십 권을 뚝딱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독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은 일년에 책 한 권도 안읽는다는 결과가 발표됐습니다(링크). 즉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읽고자 하는 사람보다 쓰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대개 어떠한 이유로 글을 써야만 하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때 막막함과 답답함을 느끼곤 합니다. 사실 글이라는 게 내가 갖고 있는 '무엇'을 내뱉는 행위이므로 이는 기본적으로 그 '무엇'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내가 하고자 하는 '무엇'이 없으면 쓰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 '무엇'이 무엇인지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시간이 있다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글을 한 글자씩 적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서로 독려하고 지지하고, 모르는 것을 공유할 때 비로소 앎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죠.

 

우리 우양재단에도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글쓰는 것이 어렵고 막막하기만 한 사람끼리 시간을 내서 서로 무엇이 힘든지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답답함을 뚫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모아 '글쓰기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글을 왜 쓰고자 하는지, 또 어느 부분이 제일 답답한지 등을 서로 알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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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유그릇

날이 따뜻한 4월 말, '글쓰기도 식후경'이므로 망원시장에서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저희 재단은 기본적으로 기후와 환경을 생각하므로 망원시장 내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서 시장 내 카페에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사장님께 "저희 공유그릇에 담아주세요."라고 요청을 하면 됩니다. 다만 위 사진처럼 '공유그릇'에 참여하는 상점은 스티커가 붙어 있으니 그런 곳만 가능합니다. 저희 모임 구성원은 다같이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적절하고 다양하게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았습니다.

b52f1fe005441.png다회용기가 아니면 어마어마한 일회용 그릇과 비닐봉투를 사용하게 되는데, 시장 내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진행하니 한결 마음 편하게 고를 수가 있었습니다. 시장은 구경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밌는데 음식과 함께라면 재미가 두 배가 됐습니다. 이렇게 고른 음식이 담긴 다회용기를 들고 시장 내에 먹을 수 있는 지정된 카페로 향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재료가 필요하듯 모임을 하기 위해선 배가 든든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 먹은 후 말끔히 처리한 뒤 식곤증을 예방하기 위해 커피와 함께 -글쓰기 모임이라는 것을 다행히 망각하지 않고-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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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참여한 동기, 글을 왜 쓰고자 하는지, 어떠한 글을 주로 쓰고 싶은지, 책은 읽는지 등 다양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다들 저마다 이유로 글을 써야 하고, 그러다 보니 자신이 훈련이 돼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배우고 싶어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자신이 어떠한 부분이 부족한지를 깨닫는 것이 성장의 씨앗이 되는 것이므로, 글쓰기 모임을 통해 아주 조금이라도 글쓰는 것에 대해 얻어가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이야기했습니다.

  

글쓰기는 힘들고 어렵지만, 함께 나눈다면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글쓰기 모임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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