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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은 무슨맛인가요? - 탈북민 팟캐스트 ‘사부작’이 전하는 맛깔나는 인생 이야기

2020-05-07


 

 

경성송이버섯님, 일산떡만두국님, 선봉생선국님 그리고 게스트 회령살구꽃님이 오늘의 출연진이다. 시작부터 맛있는 냄새가 솔솔 피어나는 듯 했다. 팟캐스트 ‘사이좋게 북한친구와 함께하는 작은 밥상’(이하 #사부작 )엔 이들의 인생이야기가 소박하고 맛깔나게 차려져 있었다.

벌써 네 번째 시즌이다. 여러 매체에 소개 되고 꾸준한 활동 덕분에 사부작은 찾아서 들어주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탈북청년모임 활성화 #지원사업 ’을 통해 드디어 우양재단과 연이 맺어졌다. ‘ #먹거리 ’와 ‘ #탈북 ’이라는 키워드로 자신들만의 활동을 펼쳐가고 있는 사부작팀을 진즉부터 유심히 봐오고 있었다. #우양재단 도 늘 주목하고 있는 ‘먹거리’라는 키워드를 이 청년들은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을까.

 

 


 

그냥 ‘탈북민’아니고요. 평양샌드위치, 길주곶감, 순천보쌈김치에요~



“‘밥정’이라고 하잖아요. 맛있는 밥 한끼를 같이 할 때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한끼 식사를 같이 하며 자기이야기를 털어 놓듯이 소박하지만 편안한 방송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맛있는 닉네임이다. 자신의 고향과 그 지역에서 많이 먹는 음식을 조합하여 만든다. 평양샌드위치, 꽃동지풋강냉이, 길주곶감, 순천보쌈김치 등 맛있다 못해 사랑스러운 닉네임이 많다.


“저희가 #탈북민 게스트를 초대해서 방송을 하기 때문에 큰 카테고리는 ‘탈북민 방송’이 맞아요. 그런데 한국 사람이라도 다 다르잖아요. 북에서 온 사람들도 다 다르거든요.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자랐는지 어떤 풍경을 가진 동네에서 어떤 사람들과 살아 왔는지에 따라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가능한 자신의 동네 이름을 쓰려고 해요. 남한 혹은 북한 출신이 아니라 각자의 동네가 있는거죠. 그리고 그 동네에서 자주 먹던 먹거리로 이야기를 시작해요.”


‘북에서 온 사람’이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더 안으로 들어가 개개인을 보여주는 방송을 꿈꾼다는 이야기. 많은 탈북민 방송 중 사부작이 특별한 이유다. 

 

 


 

“물론 저희도 쉽지는 않아요. 방송하다보면 습관적으로 ‘아~ 북한은 그렇구나’하고 반응할 때가 있죠. 일반화 하는거에요. 사전 회의나 편집과정에서 최대한 이야기가 그렇게 흘려 가지 않게 노력하고 있어요. 탈북민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게 저희가 가장 큰 목표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아니라 게스트 그 자체에 조명이 비추어 졌으면 좋겠어요.”



엠에스지없는 방송, 우리 방송의 모토죠.



게스트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핵심인 만큼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언론이나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에 부담이 있기에 섭외가 쉽지는 않다. #팟캐스트 라는 매체를 선택하고 이름대신 #닉네임 을 사용하는 것도 이들의 #개인정보 를 지켜주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탈북민 게스트를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열정이 이 일을 가능하게 한다.


“오늘 게스트인 회령살구꽃님도 정말 오랫동안 공들인 게스트에요. 수차례 거절당하고 수차례 졸랐죠. 그래서 오늘 나오셨네요.(웃음) 저희 방송이 게스트 한명당 4부로 기획되요. 1~2부 녹음할때는 긴장도 많이 하시고 소극적인 게스트들도 3부가 넘어가면 이야기가 술술술 나와요.”


늘 감추기 급급했던 #북한 에서의 이야기 이토록 오롯이 들어주는 곳이 있었을까? 주변인 일때가 많았던 탈북민들에게 판을 깔아주니 여느 공중파 라디오보다 이야기가 알차다. 방송이 촘촘하고 매끄럽게 진행이 되어 대본을 열심히 준비하냐 물었더니 대본이 전혀 없단다.

 


“시즌3까지만 해도 큰 틀의 아웃라인은 있었어요. 시즌4로 넘어오면서는 그것도 없이 방송하고 있어요. 게스트를 섭외하는 제작진 한명만 사전인터뷰를 진행하고 다른 MC들은 정말 현장에서 게스트의 이야기를 처음 듣는거예요. MC들 스스로도 진심으로 놀라고 궁금하고 감동하며 경청하게 되죠. 엠에스지 없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저희 의도에 부합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팟캐스트 사부작!



MC들의 경청은 게스트의 진짜 이야기를 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덕분에 구독자도 늘어나고 청취율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댓글을 통해 궁금한 점들을 물어오는 청취자들도 있다.


“댓글을 통해 청취자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는 것 같아요. 인스타에 그 주 방송내용을 정리한 카드뉴스를 발행하기도 하고요. 시즌3에서는 공개방송을 두 번이나 했어요. 청취자들 반응도 좋고 녹음이 너무 재미 있어지더라고요. 이번 시즌에도 꼭 해보고 싶어요. 사부작을 처음 만들었던 운영팀 주축으로 저희 방송 콘텐츠를 책으로 발간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어요. 또 운영진과 게스트들 청취자들까지 함께 모이는 홈커밍데이도...”


하고 싶은 걸 물으니 대답을 멈출 줄을 모른다. 운영팀과 제작진 모두 대학생으로 구성된 사부작팀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언제나 돈이다. 다른건 열정이 있으니 다 해낸다. 이번 우양재단 지원사업처럼 다양한 지원사업에 꾸준히 도전하여 녹음실 대여비나 공개방송비용 등을 충당한다. 제작비가 더 생기면 하고 어디에 쓰고 싶냐 물으니 게스트들에게 출연료를 주고 싶단다. 이쯤하면 프로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제 녹음을 준비한다. 게스트와 인사를 나누고 방송 진행사항을 조율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단맛, 짠맛, 고소한맛, 눈물나는 맛까지 골고루 차려진 작은 밥상에 둘러앉은 청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스튜디오를 나섰다.

듣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편안한 수다를 찾는다면 ‘사부작’을 추천한다.

진짜배기를 만나지 못해 헛헛한 하루를 보냈다면 ‘사부작’을 추천한다.

이 기사를 끝까지 읽은 당신에게 꼭 ‘사부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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