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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익의 50%를 기부하는 폰케이스 기업, ‘ROE’를 만나다!

2020-12-16



"기부처는 유튜브 구독자들이 댓글로 투표해주실 거예요."


후원문의를 해온 많은 기업들 중 처음이었다. 후원 여부의 최종결정자가 유튜브 구독자라는 신박한 시스템에 나도 모르게 우양재단에 한표를 던지는 댓글을 달았다는건 안 비밀. 그 결과인지 2020년 5월의 기부처는 치열한 경합을 통해 우양재단으로 결정났다. 그 신나는 경험을 시작으로 ROE에 대해 몇 가지를 더 알게 되었다. 폰케이스와 이어폰케이스를 제작 판매하는 이 회사는 매달 순수익의 50%를 기부한다는 것, 17년지기 두 친구가 중학생 시절 이야기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창업을 했다는 것  그리고 기부 이후의 일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낱낱이 공개한다는 것까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의례 그러하듯 ROE의 두 대표는 자신들의 일이 별거 아니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꿈이라면 해야죠.


“정말 별 게 아니에요. 이렇게 인터뷰까지 할 일인가 모르겠어요. 이건 그냥 저희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거든요.” 친구A, 친구B 두 대표는 중학교 친구다. (대단한 후원자들이 의례 그러하듯 ROE의 두 대표는 익명을 요청했다.)  ‘나는 자라서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싶어’라던 15살의 꿈이 20살, 30살이 넘어도 여전한 두 친구다. “이렇게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꿈이라면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둘이 같은 마음이었어요. 다시 생각해도 놀랍고 고마운 일이죠.” 


15살의 꿈은 30살이 넘어서 더 구체적이고 과감하게 실행되었다. “폰케이스와 이어폰케이스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네이버 스토어와 익선동의 작은 마켓에서 판매를 하고요. 순수익의 50%를 기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가 얻는 것과 나누는 양이 똑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둘의 의견이 같아서 실행으로 옮기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너무 편안하게 이야기해서 듣는 순간에 정말 어렵지 않은 일이구나 생각할 뻔 했다. ‘내 월급의 50%를 기부하라고 하면’이라고 상상하니 그제야 감이 왔다.



후원금에 대한 투명한 피드백 때문에 우양재단으로 결심했어요. 매달 재정사항이 정리되면 그달의 수익을 공개하고 몇 개의 기부처를 골라 유튜브를 통해 투표를 붙인다. 댓글 투표는 늘 치열하다. 기부처 선정은 구독자들 몫이지만 기부 이후에 본격적으로 ROE대표들이 바빠진다. “기부를 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기부금이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고 관련 증명서들을 받고 그 자료들을 보기 좋게 정리해서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저희 고객들에게 공개해요.”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회사의 대표들답게 몇 십원의 이자와 택배비까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우양재단에 다시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 부분 때문이에요. 저희가 전달한 기부물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투명하게 피드백 해주신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이후에도 기부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세세하게 알려주셔서 믿음이 갔거든요. 기부처의 피드백과 대응이 모호하면 저희가 하려는 걸 할 수 없어요.”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익선동 마켓은 문을 닫았다. 자연히 온라인 마켓에 힘을 쏟고 있다. 12월엔 와디즈를 통해 폰케이스와 스트랩 펀딩을 시작한다. 이번 펀딩의 수익금은 우양재단의 한부모가정에게 전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그 이야기를 폰케이스와 스트랩 디자인에 녹였다. “우양재단의 한부모가정 후원캠페인을 보고 이번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어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토리와 여동생이 주인공이에요.” 펀딩 수익금을 우양재단에 기부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우양재단이 돕는 한부모가정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이 되었다고 하니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로를 이어주는 예쁜 리본이 될래요. ROE가 이후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물었다. “ROE가 RIBBON ON THE EARTH의 약자예요. 직역하면 지구에 있는 리본이라는 뜻이에요. 우리 사회의 많은 개개인들이 사실 서로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떤 형태든 서로가 영향을 주며 살아가게 되는데 ROE는 그냥 ‘끈’이 되기보다 서로를 예쁘게 이어주는 ‘리본’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ROE를 운영해 나가야겠죠. ROE를 하면서 만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저희에게는 늘 도전이거든요. 이 도전들을 잘 감당해 나가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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