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어요,” - 김창성, 김지연 농부
모내기를 하는 날이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농부는 연실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작은 생명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혹독한 봄볕에 그는 더 까매졌지만 생명을 피우는 사람의 미소는 언제나처럼 환했다.
“멀리까지 오느냐 고생했어요”
그가 이양기 위에서 손을 흔들었다. 김창성씨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에 쌀을 납품하는 농부 중 한명이다. 현재 전라도와 경상도 그리고 강원도의 쌀나누기 사업에 필요한 쌀은 모두 그가 담당하고 있다. 독거노인 120가정의 일년치 쌀과 잡곡을 그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모내기로 한창 바쁜 날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은 김창성씨 내외, 단둘뿐이다. 이렇게 바쁜 날에는 사람을 쓰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니 가당치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일반 쌀들이랑 가격경쟁까지 하려면 사람 쓰는 건 엄두도 못내요. 죽으나 사나 우리 둘이 해요. 그래야 먹는 걸로 팍팍하게 굴지 않고 간혹 더 얹어주고 싶은 곳에 한포라도 거저 보낼 수 가 있어요.”
유기농사! 맨땅의 삽질이죠.
김창성씨는 본래 목사이다. 7년전 시골 목회를 시작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시작한 것이 농사다. 그 중에 유기농 농사를 결심하고 몇 년은 그야 말로 맨땅에 삽질이었다.
“첫해에 와서 도라지 농사를 지었었어요. 그때 우리 말고도 동네에 도라지 밭이 여럿 있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우리 밭에는 도라지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풀이 그득한데 다른 밭들은 풀도 하나 없고 도라지들이 좌우로 정렬되어서 곱게 자라는 거예요. 전 그게 단순히 농사의 기술이고 경력의 차이 인줄 알았어요.”
이미 많은 농가들이 농약에 절대적인 의지를 하고 있었다. 농사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가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김창성씨의 소망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창성씨가 농사를 짓게 된 땅도 오랜 시간에 걸쳐 산성화되어 척박해진 땅이었다. 유기농 비료와 퇴비를 쓰고 우렁이와 미생물들을 풀어 관리했지만 수확물은 성에 차지 않았다.
“처음 몇 해는 손해를 많이 봤어요. 지금 돌아보니까 친환경, 유기농사라는게 고집도 좀 있어야 하고 때론 가정의 어려움도 겪어내야 하는 것 같아요. 한동안은 들어가는 돈은 많고 나오는 건 없으니까요. 가족들이 함께 고생했어요.”
“소비자들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게 해요.”
힘들어 했던 가족들의 마음이 열린 건 손주들의 아토피가 낳고 나서 부터다. 식구들 먹이려고 시작한 농사인 만큼 쌀 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들까지 식구들 입으로 들어가는 건 전부 직접 기르고 싶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아토피 때문에 성장까지 지연되던 손주의 아토피까 싹 나았다. 이후로는 유기농사에 대한 가족들은 원성이 사라졌다. 해가 거듭될수록 농약의 유해성과 유기농사에 대한 공부도 깊어졌다. 간혹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강의도 한다. 농약의 유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오면 매번 불편해하는 수강생들이 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이다.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 마음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크고 예쁘고 흠집 없는 상품을 원하잖아요. 돈을 더 비싸게 주고라도 사가잖아요. 그런 상품은 농약을 많이 써야 만들 수 있거든요. 소비자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는 거예요. 안타까운 일이예요.”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땅이 살아나면 가능해요. 우리도 유기농사를 시작한지 5년이 되자 땅에 지렁이가 바글거리더라고요. 땅이 살아난 거예요. 애들이랑 농담처럼 지렁이를 잡아서 낚시가게에 팔까 이야기해요. 그 후에는 수확량에도 확실히 차이가 있고요.”
“밥맛나는 세상이 살맛나는 세상도 만들어요.”
정식으로 유기농 쌀로 인증을 받은 2015년부터 푸드스마일즈의 파트너 농부가 되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농부의 소망이 실현된 것이다. 쌀을 받으신 노인들에게 이렇게 맛있는 쌀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전화가 올 때도 있다. 다른 판로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하지만 그는 이 일 자체가 큰 자부심이다.
“독거노인들에게도 좋은 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라고 푸드스마일즈 사업 담당자가 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얼마나 속이 시원했는지 몰라요. 요즘 쌀이 없어서 못 먹지 않잖아요. 나라에서 저렴하게 파는 쌀을 내가 한번 얻어서 먹어 봤는데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고 입에서 뱅뱅 돌아요. 마음이 참 답답하더라고요. 푸드스마일즈는 주는 사람만 기쁜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도 기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독거노인들이 자기 돈으로 사면 생전 좋은 쌀 먹겠어요. 푸드스마일즈에서 주니까 유기농 쌀도 먹을 수 있는 거죠. 늘 똑같은 매일에 밥맛이라도 좋으면 살맛도 생기지 않겠어요.”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어요,” - 김창성, 김지연 농부
모내기를 하는 날이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농부는 연실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작은 생명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혹독한 봄볕에 그는 더 까매졌지만 생명을 피우는 사람의 미소는 언제나처럼 환했다.
“멀리까지 오느냐 고생했어요”
그가 이양기 위에서 손을 흔들었다. 김창성씨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에 쌀을 납품하는 농부 중 한명이다. 현재 전라도와 경상도 그리고 강원도의 쌀나누기 사업에 필요한 쌀은 모두 그가 담당하고 있다. 독거노인 120가정의 일년치 쌀과 잡곡을 그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모내기로 한창 바쁜 날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은 김창성씨 내외, 단둘뿐이다. 이렇게 바쁜 날에는 사람을 쓰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니 가당치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일반 쌀들이랑 가격경쟁까지 하려면 사람 쓰는 건 엄두도 못내요. 죽으나 사나 우리 둘이 해요. 그래야 먹는 걸로 팍팍하게 굴지 않고 간혹 더 얹어주고 싶은 곳에 한포라도 거저 보낼 수 가 있어요.”
유기농사! 맨땅의 삽질이죠.
김창성씨는 본래 목사이다. 7년전 시골 목회를 시작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시작한 것이 농사다. 그 중에 유기농 농사를 결심하고 몇 년은 그야 말로 맨땅에 삽질이었다.
“첫해에 와서 도라지 농사를 지었었어요. 그때 우리 말고도 동네에 도라지 밭이 여럿 있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우리 밭에는 도라지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풀이 그득한데 다른 밭들은 풀도 하나 없고 도라지들이 좌우로 정렬되어서 곱게 자라는 거예요. 전 그게 단순히 농사의 기술이고 경력의 차이 인줄 알았어요.”
이미 많은 농가들이 농약에 절대적인 의지를 하고 있었다. 농사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가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김창성씨의 소망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창성씨가 농사를 짓게 된 땅도 오랜 시간에 걸쳐 산성화되어 척박해진 땅이었다. 유기농 비료와 퇴비를 쓰고 우렁이와 미생물들을 풀어 관리했지만 수확물은 성에 차지 않았다.
“처음 몇 해는 손해를 많이 봤어요. 지금 돌아보니까 친환경, 유기농사라는게 고집도 좀 있어야 하고 때론 가정의 어려움도 겪어내야 하는 것 같아요. 한동안은 들어가는 돈은 많고 나오는 건 없으니까요. 가족들이 함께 고생했어요.”
“소비자들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게 해요.”
힘들어 했던 가족들의 마음이 열린 건 손주들의 아토피가 낳고 나서 부터다. 식구들 먹이려고 시작한 농사인 만큼 쌀 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들까지 식구들 입으로 들어가는 건 전부 직접 기르고 싶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아토피 때문에 성장까지 지연되던 손주의 아토피까 싹 나았다. 이후로는 유기농사에 대한 가족들은 원성이 사라졌다. 해가 거듭될수록 농약의 유해성과 유기농사에 대한 공부도 깊어졌다. 간혹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강의도 한다. 농약의 유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오면 매번 불편해하는 수강생들이 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이다.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 마음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크고 예쁘고 흠집 없는 상품을 원하잖아요. 돈을 더 비싸게 주고라도 사가잖아요. 그런 상품은 농약을 많이 써야 만들 수 있거든요. 소비자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는 거예요. 안타까운 일이예요.”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땅이 살아나면 가능해요. 우리도 유기농사를 시작한지 5년이 되자 땅에 지렁이가 바글거리더라고요. 땅이 살아난 거예요. 애들이랑 농담처럼 지렁이를 잡아서 낚시가게에 팔까 이야기해요. 그 후에는 수확량에도 확실히 차이가 있고요.”
“밥맛나는 세상이 살맛나는 세상도 만들어요.”
정식으로 유기농 쌀로 인증을 받은 2015년부터 푸드스마일즈의 파트너 농부가 되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농부의 소망이 실현된 것이다. 쌀을 받으신 노인들에게 이렇게 맛있는 쌀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전화가 올 때도 있다. 다른 판로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하지만 그는 이 일 자체가 큰 자부심이다.
“독거노인들에게도 좋은 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라고 푸드스마일즈 사업 담당자가 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얼마나 속이 시원했는지 몰라요. 요즘 쌀이 없어서 못 먹지 않잖아요. 나라에서 저렴하게 파는 쌀을 내가 한번 얻어서 먹어 봤는데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고 입에서 뱅뱅 돌아요. 마음이 참 답답하더라고요. 푸드스마일즈는 주는 사람만 기쁜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도 기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독거노인들이 자기 돈으로 사면 생전 좋은 쌀 먹겠어요. 푸드스마일즈에서 주니까 유기농 쌀도 먹을 수 있는 거죠. 늘 똑같은 매일에 밥맛이라도 좋으면 살맛도 생기지 않겠어요.”